실화를 바탕으로 한 경제 영화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한국 영화 최초로 IMF 외환 위기를 배경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당시의 외환 위기로 발생했던 사회 문제를 잘 표현했다고 평가받은 영화입니다. 영화의 소재는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이지만 내용에서 등장하는 'IMF 당시 비밀 대책팀이 운영되었다'라는 설정은 기사를 보고 만든 픽션이라고 합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들처럼 인물과 사건들은 대체적으로 영화적 재미를 위해 재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 [스플릿]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의 작품으로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등의 배우가 열연하였고, IMF 총재 역할로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이 출연하였습니다. 존재감이 필요한 역할이라 뱅상 카셀을 캐스팅하였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영화 상에서는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을 맡은 김혜수 배우의 연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1997년 경제 호황이라고 여기던 그때,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모든 투자자들은 한국을 떠나라는 메일이 발송됩니다.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시현(김혜수)은 경제위기를 예견하여 보고하고, 정부는 뒤늦게 국가 부도 사태를 막기 위한 비공개 대책팀을 구성합니다.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 시현은 국민들에게 이 상황을 알리고 대책을 논의하자고 설득하지만 재정국 차관(조우진)은 쓸데없는 혼란만 가져온다고 비공개로 하자고 합니다. 한편 국가 부도를 예견한 사람이 또 있었습니다. 고려종합금융에서 일하는 정학(유아인)은 위기를 기회로 보고 인생을 바꾸고자 합니다. 바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투자 설명회를 준비합니다. 정학은 일주일에 나라가 망한다고 하면서 본인의 계획을 설명하지만 모두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나가고, 단 두 명만이 남습니다. 이들은 곧 환율이 오를 거라고 예견하고 달러를 매입하고 부동산에 투자합니다. 그리고 평범한 시민을 대변하는 역할인 밥그릇을 만드는 작은 중소기업 사장 갑수(허준)는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미도파에 물건을 납품하기로 계약하여 들떠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곧 미도파의 부도로 갑수는 위기에 처하고, 다른 대기업들도 줄도산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책팀은 위기 대응 방식을 두고 맞서게 됩니다. 시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IMF와의 협상이 시작되고, IMF 총재의 제안은 대한민국 경제에 너무 가혹한 조건들이었습니다. 시현은 국가부도를 내서 IMF를 역이용하려고 언론사를 불러 실제를 밝히지만 어느 신문에도 기사에 실리지 않습니다. 결국 1997년 12월 3일 한국 측 대표가 IMF 협상안에 최종 서명하며 IMF의 법정 관리 체제가 시작됩니다. 한국은 이듬해부터 고실업 국가가 되고 자살률은 전년대비 42%나 증가하게 됩니다. 국민들은 금 모으기 운동으로 나라 경제를 살리고자 하여 단 4개월 동안 22억 달러치의 금을 모았고, 이 금은 기업들의 부채를 갚는데 쓰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20년 후의 세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며 막을 내립니다.
위기는 기회인가
영화는 IMF 외환 위기 속에서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보여줍니다. IMF 외환 위기 때 나라 경제에는 관심 없는 철없는 어린아이였던 저는 얼마나 심각한 상황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 국가 부도를 맞은 나라 스리랑카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는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습니다. 외화 부족으로 인해 연료, 식품, 의약품 등 수입이 중단되어 매일 정전이 계속되고 주유소의 줄은 끝도 없이 길고 깁니다. 요즘 스리랑카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여기저기 뉴스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영화 속의 대사처럼 위기는 돌고 도는 반복입니다. 그리고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과연 무엇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갈지 생각하게 되는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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