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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한국 멜로 영화의 대표작, 봄날은 간다

by 토끼같은돼지 2022.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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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포스터

한국 멜로 영화의 전성기

이 영화는 한국 멜로 영화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2000년대 초반 개봉한 영화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로 데뷔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허진호 감독의 영화입니다. 허진호 감독은 이 데뷔작으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했고 [봄날은 간다]로 청룡영화상 작품상을 한번 더 받습니다.  이후에도 [행복], [호우시절], [덕혜옹주] 등 많은 작품들을 감독하였습니다.

허진호 감독 외에 주인공으로 열연한 두 배우, 여전히 대배우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지태와 이영애 배우도 이 영화에서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영애 배우는 이 영화에서 하얀 피부와 단발머리로 절정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입니다.

섬세한 연출과 아름다운 음악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윤아의 OST 노래는 영화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라면 같은 사랑

사운드 엔지니어로 일하는 상우(유지태)와 강릉 방송국 PD인 은수(이영애)는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들려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만나게 됩니다. 어느 비 오는 날, 은수는 상우에게 전화를 합니다. 잠을 자다가 받은 전화에도 상우는 웃으면서 대화를 합니다. 며칠 뒤 산사의 소리를 녹음하려고 만난 두 사람은 소리를 딸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산사에서 하루를 더 보내게 되고, 다음날 풍경소리에 눈을 뜬 은수는 소리를 녹음하고 있던 상우에게 다가갑니다. 이렇게 소리를 녹음하러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두 사람은 가까워집니다. 상우의 차로 은수를 집 앞에 내려주고 은수는 상우에게 라면을 먹겠냐고 물어봅니다. 이 영화에 유명한 대사가 여러 개 있는데 그중 하나입니다. 허진호 감독에 따르면, 원래 대사는 "커피 마실래요?" 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언가 재미가 없어서 나온 대사가 커피 아닌 라면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라면을 먹는 두 사람의 모습이 여러 번 등장합니다. 혹자는 금방 만들어지는 인스턴트 라면처럼 뜨겁게 사랑하지만 금방 끝나버리는 이 두 사람의 사랑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고, 상우는 은수에게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상우와 달리 한번 결혼의 실패가 있었던 은수는 부담스러워하게 되고 결국 그날 이후 은수의 사랑이 점점 사그라집니다.

빨리 지는 벚꽃처럼

은수와 상우는 사실 너무 다른 두 사람입니다. 은수는 사랑에 능숙하고 상우는 순수하기만 합니다. 은수는 사랑 앞에 한발 멀어지고, 상우는 사랑이 넘칩니다. 은수는 이혼의 경험도 있고 혼자 살고 있는 반면 상우는 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급속도로 사랑에 빠졌지만, 여자는 이내 남자에게서 조금씩 멀어지고 남자는 그런 여자를 원망하게 되면서 결국 이별하게 됩니다.

사랑 앞에 순수하기만 한 상우는 은수에게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고 묻습니다. 이미 마음이 변한 연인에게 하나마나한 질문이지만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말입니다. 이별을 경험하며 화를 낼 줄 모르던 상우는 주변 사람들에게 화도 내고, 눈물도 흘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랑이었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되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어느 봄날, 다시 만난 둘은 벚꽃 아래에서 정말 헤어집니다.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팔짱을 끼는 은수에게 상우는 은수에게 받은 화분을 돌려주며 팔을 빼고, 이에 은수는 악수를 청하며 뒤돌아갑니다. 상우의 방법으로 거절을 표하는 상우의 모습은 이제 마냥 소년같이 순수한 모습은 벗은 것 같습니다. 뒤돌아가는 은수의 모습을 상우는 돌아봅니다. 사실 이 장면에서 상우는 은수의 모습을 돌아보지 않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상우의 역할을 맡은 유지태 배우가 26살의 상우라면 뒤돌아 보았을 것이라고 하여 대본을 수정했다고 합니다. 이 장면에서 유지태 배우의 표정을 비롯한 모든 연기가 좋았습니다.

 

봄날의 추억

유지태 배우의 새로운 작품인 한국판 [종이의 집]을 곧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멜로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에서 좋은 연기력을 보이고 있지만 [봄날은 간다], [동감] 등의 멜로 영화에서 참 멋있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봄처럼 짧지만 아름답고 강렬했던 우리의 사랑을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은 현실적인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그려낸 영화라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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