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보다 재미있는 리메이크 영화
2016년 개봉한 이 영화는 2012년 일본에서 개봉한 우치다 켄지 감독의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key of life)]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원작의 줄기는 그대로 하되, 코미디 요소를 가미하고 캐릭터를 추가하여 한국인들이 더 좋아할 만한 영화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럭키]는 개봉 시 697만 명의 관객을 이끌며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이 영화를 비롯해서 일본 영화를 한국영화로 리메이크한 경우들을 상당수 찾아볼 수 있는데 그중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일본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어 일본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의 경우에는 본 후에 일본 원작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따로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원작을 먼저 보고 리메이크한 작품을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럭키]의 영어 제목을 보면 "Lucky-key"라고 되어 있는데 "행운의 열쇠"라고 해석할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열쇠로 인해 두 남자의 운명이 바뀌게 되고, 그 운명은 이 둘에게 모두 행운이 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명이 바뀐 두 남자에게 행운은 누구에게 갈까?
비 오는 어느 날, 형욱(유해진)은 맡은 임무를 처리하고 손목에 묻은 피를 씻기 위해 한 목욕탕으로 들어갑니다. 목욕탕에 들어가는 순간, 바닥으로 미끄러지듯 날아온 비누를 밟아 넘어져 병원으로 실려갑니다. 이때 머리를 다쳐 기억상실증에 걸린 형욱은 병원으로 데려왔던 구급대원 리나(조윤희)에게 돈을 빌려 병원비를 내고 집으로 옵니다. 형욱은 기억을 잃어버려 자신의 정보를 하나씩 찾아보다가 싸움을 잘한다는 것과 청소를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리나는 그를 어머니가 운영하는 분식집으로 데려갑니다. 형욱을 마땅치 않아하는 어머니에게 리나는 형욱에게 받을 돈이 있다며 형욱을 일하게 해 주고, 형욱은 분식집에서 일하면서 본인의 재주인 칼솜씨를 뽐내면서 분식집은 손님들로 꽉 차게 됩니다. 어느 날, 집에 걸려있던 달력에서 장소와 시간이 적힌 스케줄을 발견한 형욱은 드라마 촬영장으로 가게 됩니다. 본인이 연기자 지망생이었던 것을 알게 된 형욱은 열심히 하게 되고 단역에서 조연으로, 주인공으로 역할이 커지면서 인기까지 얻게 됩니다. 리나와도 서로 좋아하는 사이로 발전하여 바뀐 운명에서도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던 중 자신이 기억을 잃기 전 들었던 음악을 듣게 되면서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한편, 형욱이 비누에 미끄러져 넘어졌을 때 형욱의 락커 열쇠를 주운 남자, 재성(이준)이 있습니다. 재성은 생활고를 겪고 있던 배우 지망생인데, 그의 삶을 비관하던 중 마지막으로 씻고자 하여 목욕탕을 들렀던 것입니다. 탈의실에서 형욱의 명품 시계를 보며 부러워했던 재성은 형욱의 열쇠가 자신에게 떨어지자, 충동적으로 자신의 열쇠와 바꿔치기합니다. 재성은 형욱의 락커를 열어 형욱의 옷을 입고, 차를 타고, 형욱의 돈으로 밀렸던 월세를 내고, 외상값을 내며 자신의 것인 것 마냥 씁니다. 그러다 재성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다 돌려주고자 형욱이 누워있던 병원으로 찾아가지만 형욱이 기억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밝히지 않고 가버립니다. 재성은 형욱의 집까지 가고, 형욱이 CCTV로 보고 있던 은주(임지연)를 알게 되고, 형욱의 비밀방을 목격하면서 형욱이 경찰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내 의뢰인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아 직접 나가게 되면서 형욱이 경찰이 아닌 킬러임을 알게 됩니다.
기억을 되찾은 형욱은 목욕탕에서 마주쳤던 재성이 자신의 행세를 하고 다녀 상황을 망쳤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재성과 은주를 찾아갑니다. 사실 형욱은 킬러가 아닌 의뢰가 들어오면 타깃에게 알려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형욱은 재성과 은주를 모두 구하기 위한 연극을 하게 되고, 이때 리나가 나타나 일을 망칠 뻔 하지만 무사히 잘 마쳐 모두 살게 되면서 형욱과 리나, 재성과 은주의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형욱과 재성은 본인의 삶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했지만, 서로 바뀐 인생을 살게 되면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유해진의 원톱 영화
이 영화는 다소 유치하고 뻔하다고 느낄 수 있는 소재를 다룹니다. 두 남자의 운명이 바뀌는 이야기, 기억상실증에 걸린다는 이야기가 흔한 영화의 소재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명배우인 유해진 배우의 원톱 연기로 전혀 유치하거나 뻔한 영화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에 액션, 로맨스까지 모조리 소화하여 영화를 보는 내내 즐겁게 웃으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분식집에서 일하면서 칼솜씨를 뽐내며 김밥으로 아트를 하고, 단무지로 꽃을 만들 때 그의 표정과 연기는 너무 웃겼고, 배우로 일하게 되었을 때의 발연기 등은 폭소를 자아내는 장면이었습니다. 유해진 배우 외에 이준, 전혜빈, 이동휘 등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좋았습니다. 혹시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웃음 보장하는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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