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가 혼자 자취를 하면서 편의점 음식과 인스턴트로 한 끼 한 끼를 때우며 엄마의 밥상을 그리워해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며 힐링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시간에 쫓기듯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영화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보이지 않았던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에 대해 새삼 깨달아지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한국의 사계절을 담은 영화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원작자인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일본 만화가협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대중적인 인기까지 얻은 만화가입니다. 본인이 경험했던 생활들을 토대로 집필하였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도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과 [리틀 포레스트: 겨울과 봄]으로 2편으로 나누어 개봉하였습니다. 일본의 영화에서는 원작 만화와 마찬가지로 계절에 따라 주인공이 만드는 음식을 위주로 나옵니다. 그에 반해 임순례 감독이 연출한 한국의 [리틀 포레스트]는 주인공 혜원과 혜원의 엄마와의 관계, 친구들과의 관계들을 음식을 통해 풀어가는 스토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한국의 사계절을 담기 위해 1년에 걸쳐 영화를 촬영했고, 계절에 맞춰 등장하는 농작물을 위해 제작진들은 직접 농사까지 지었다고 하니, 영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영화는 한국의 사계절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계절에 따른 음식을 요리하는 장면들을 통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힐링 영화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청춘들의 이야기
혜원(김태리)은 지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집으로 내려옵니다. 추운 겨울 오랫동안 비웠던 집에 불을 피우고 저녁을 준비합니다. 겨우내 땅에 묻었던 배추를 꺼내 배춧국을 끓여 몸을 데웁니다. 혜원은 고향집으로 다시 돌아온 것을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이내 혜원의 고향 친구인 은숙(진기주)이 찾아와 혜원이 준비했던 시험도 떨어지고, 남자 친구와도 헤어져 온 것 아니냐고 염장을 지릅니다. 혜원의 엄마(문소리)는 혜원이 수능이 끝나고 며칠 되지 않아 편지만 남겨놓고 떠나 이후 소식을 알 수가 없습니다. 혜원은 엄마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엄마의 요리 솜씨를 닮아 요리를 할 때마다 엄마가 생각나지만, 먼저 찾지는 않습니다. 대신 엄마의 레시피를 따라 하면서 엄마를 이해해보려고 합니다. 엄마가 만들었던 막걸리를 만들어 친구 재하(류준열)와 마십니다. 재하도 서울로 올라갔다가 답을 찾아 이곳으로 다시 온 반면, 혜원은 아무런 답도 찾지 못하고 도망치듯 내려왔습니다. 삶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고자 더 고향에 머무르고, 봄이 됩니다. 어느 날 엄마에게 편지가 오는데 내용은 다름 아닌 혜원이 어른이 되면 가르쳐 주겠다던 감자빵의 레시피였습니다. 혜원은 엄마에게 답장을 하지 않고 시간은 흘러 여름이 됩니다. 혜원은 엄마의 요리에 담긴 지혜를 조금씩 깨닫기 시작합니다. 말다툼으로 토라진 친구 은숙에게 엄마가 자신에게 그러했듯이 달콤한 크렘 브륄레를 만들어주어 기분을 풀어줍니다. 가을이 되고, 혜원은 가족으로 인해 포기했던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난 엄마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됩니다. 혜원은 엄마에게 답장을 쓰고, 친구들에게 쪽지를 남긴 채 다시 서울로 올라갑니다. 시간은 흘러 다시 봄이 되고 마침내 혜원은 고향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집으로 오는데, 누군가가 집에 도착한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영화
고향으로 왜 돌아왔냐고 묻는 친구 은숙에게 혜원은 배고파서 왔다고 합니다. 바쁜 서울 생활에서 나만을 위한 음식을 정성스레 차려먹는 일은 번거롭기도 하고, 힘든 일이니 한 끼 대충 때우고 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 영화가 개봉하기 훨씬 전부터 예능프로그램 '삼시 세 끼'는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직접 야채도 심어 기르고, 그 야채들로 요리를 해서 세끼를 해 먹는 단순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끼며, 잠시 바쁜 일상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쉬는 삶을 동경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강원도의 시골이나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열풍까지 불었습니다. 또한 영화에서 요리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시루떡이나 막걸리와 같이 한국적인 음식과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파스타, 떡볶이 등 다양한 음식들을 보여주면서 눈으로 즐길 수 있도록 연출하였습니다. 일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일본 편을 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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