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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재난 영화인가 코미디 영화인가, 싱크홀

by 토끼같은돼지 202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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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크홀] 포스터
[싱크홀] 포스터

재미있는 재난 영화?

2021년 여름 개봉한 [싱크홀]을 저는 올해 설날 티브이에서 보았습니다. 몇 년 전 서울 어느 지역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고 한동안 그 지역은 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그만큼 너무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싱크홀은 땅의 지반이 내려앉아 지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현상을 말합니다. 하지만 모든 땅에서 다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지하수가 빠져 땅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꺼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땅 꺼짐 현상이 생기긴 하지만, 대부분 단단한 화강암층과 편마암층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싱크홀이 잘 생기지는 않는다고 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안전이란 것은 장담할 수 없는 건데 이렇게 무서운 싱크홀을 영화로 만들었다니 의아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영화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은 2012년 최악의 화재 참사를 그린 재난영화 [타워]를 연출한 바 있습니다. 영화 [싱크홀]은 싱크홀 현상을 국내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으로 지하 500m 싱크홀의 세계를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재난 영화이지만 어둡고 우울하고 슬프기만 한 영화가 아닙니다. 출연 배우들의 라인업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유쾌하고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다만, 저는 명절에 티브이에서 공짜로 보았는데, 극장까지 찾아가서 본 관객들도 같은 마음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 줄거리

회사원 동원(김성균)은 11년 만에 서울에 내 집을 마련했습니다. 이사 온 날, 전화도 받지 않고 차를 잘못 주차해놓은 이웃주민 만수(차승원)와 실랑이를 벌입니다. 이후 새집에 걸어 놓으려고 가족사진을 찍으러 가는 동원 가족은 사진관에서 일하는 만수와 또 마주치고, 이사 기념 가족 식사를 마치고 부른 대리기사로도 만수가 나타납니다. 사실 만수는 아들 승태(남다름)의 교육비를 벌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암튼, 동원 가족은 새집을 마련해서 너무 행복해하고 있는 중에 집의 바닥이 기울어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만수도 빌라의 공동 현관문 유리도 금이 간 것을 보게 되고, 출근하던 동원도 못 보던 바닥의 균열을 발견하고 구청에 신고를 합니다. 하지만 안전 검사는 입주자들의 회의 후에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습니다. 빌라에 하자가 있다고 소문이 나면 집값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검사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고, 동원은 회사 부하직원인 김대리(이광수)의 요청대로 회사 직원들을 불러 집들이를 합니다. 김대리와 인턴사원 은주(김혜준)는 술을 많이 마신 탓에 동원의 집에서 잠이 듭니다. 그다음 날, 갑자기 굉음과 함께 땅이 갈라지고 빌라 건물이 땅속으로 주저앉게 되면서 동원과 김대리, 은주, 그리고 빌라 옥상에 있던 만수는 땅속에 갇힙니다. 이들은 다 같이 옥상으로 올라가 구조 요청을 하려고 하지만, 지하 500m 정도 깊이 아래 있는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때 함께 땅속에 갇힌 만수의 아들 승태가 나타나고, 재난상황에 필요한 각종 식량과 생존 물품들을 챙기기 시작합니다. 

한편 밖에서는 119가 추가 붕괴의 위험 때문에 인력을 투입하지 못하고, 상황을 살피기 위한 드론을 띄우지만 너무 깊은 싱크홀로 인해 신호가 끊겨 버립니다. 119 드론을 발견한 이들은 그래도 희망을 갖게 되지만 이내 우려했던 2차 붕괴가 시작되고 더 깊이 들어가게 됩니다. 서로 싸우기만 하던 이들은 어느새 서로 믿고 희생하면서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칩니다. 과연 이들은 탈출할 수 있을까요? 

 

한순간 땅속으로 꺼져버린 집, 꿈

영화 [싱크홀]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싱크홀 현상을 다룰 뿐 아니라 요즘 심각해지고 있는 집 마련 문제와 층간 간의 문제들을 무겁지 않게 현실적으로 잘 다루고 있습니다. 싱크홀로 꺼져버린 것은 집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의 가장을 대변한 동원의 꿈이었습니다. 감독은 모두가 절망적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반드시 탈출하려고 희망을 놓지 않고 생존 본능을 발휘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희망을 보기에는 영화가 좀 가벼웠습니다. 영화 후반부에서 김대리와 인턴사원 은주는 동원과 만수를 집들이에 초대합니다. 그들의 집은 다름 아닌 캠핑카입니다. 싱크홀을 경험해서일까요? 열심히 일해도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 때문일까요? 이들은 캠핑카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행복을 찾습니다. 이 장면이 좋으면서도 참 씁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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